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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롯 (뇌 가소성, 독서, 세줄일기)

바이슈디 2026. 7. 18. 17:00

목차


    솔직히 저는 숏폼을 그냥 시간 낭비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긴 글이 잘 읽히지 않고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옥스퍼드 대학교가 올해의 단어로 'Brain Rot(브레인 롯)'을 선정했을 때도 단순한 유행어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짧고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습관이 집중력과 정보 소비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와 집중력을 되찾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숏폼은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뇌를 자극에 익숙하게 만든다.

    저도 처음에는 숏폼을 가볍게 즐기는 영상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잠깐 보려고 켰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한두 시간이 지나 있곤 했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버스를 타는 짧은 순간에도 무의식적으로 숏폼 앱을 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이 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숏폼은 도파민 보상 시스템을 자주 자극합니다. 도파민은 흔히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는 다음 보상을 기대하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다음 영상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계속 스크롤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짧고 강한 보상에 익숙해지고, 긴 글을 읽거나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오랫동안 집중을 유지하는 능력인지적 지구력(cognitive enduranc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짧고 강한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깊이 생각하거나 오랫동안 집중하는 활동이 이전보다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2024년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 (출처: Oxford University Press)가 'Brain Rot'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것도, 디지털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가 집중력과 정보 소비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뇌는 망가지는 기관이 아니라, 다시 변화하는 기관이다

    다행히 뇌는 한 번 변하면 끝나는 기관이 아닙니다.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 덕분에 새로운 경험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계속 변화하고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가 엘리노어 매과이어(Eleanor Maguire) 연구팀의 런던 택시기사 연구입니다. 수만 개의 도로를 암기한 택시기사들은 일반인보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가 더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PNAS, Maguire et al., 2000). (출처: PNAS, Maguire et al., 2000). 즉, 반복해서 사용하는 기능은 뇌도 함께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를 접한 뒤 저도 숏폼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를 다시 훈련하는 습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독서를 마친 뒤에는 바로 숏폼을 보지 않고 산책이나 설거지처럼 단순한 활동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졌지만, 며칠이 지나자 한 번에 책을 읽는 시간이 늘고 내용도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을 느꼈습니다.

     

    뇌는 강한 자극을 많이 받을수록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 집중하는 활동을 꾸준히 반복할 때 더 잘 적응하고 발달합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최고의 뇌 훈련인 이유

    숏폼을 줄인 뒤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독서와 글쓰기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깊이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훈련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가 미국에서 30년 이상 진행된 '수녀 연구(Nun Study)'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젊은 시절 글을 더 풍부하고 구체적으로 쓴 수녀들이 노년에도 인지 기능을 더 잘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컬럼비아대학교의 야코브 스턴(Yaakov Stern) 교수는 이를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으로 설명했습니다. 평소 독서와 사고,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 다양한 신경회로가 형성되어 나이가 들어도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 연구를 접한 뒤 매일 세 줄씩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배운 것', '가장 잘한 일', '내일 바꿔볼 것'을 간단히 적는 습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하루를 정리하는 힘이 생겼고, 책에서 읽은 내용도 이전보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결국 숏폼은 순간적인 자극을 제공하지만, 독서와 글쓰기는 깊이 생각하고 기억을 연결하는 능력을 키워 줍니다. 집중력을 되찾고 싶다면 강한 자극을 계속 찾기보다, 천천히 읽고, 충분히 생각하고, 직접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늘려 보세요. 그 작은 습관이 뇌를 사용하는 방식을 조금씩 바꿔 줄 수 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미래가 아닌, 오늘의 성장을 위한 시간이다

    나의 생각 정리

    숏폼을 보는 이유가 정말 재미있어서인지, 아니면 지금의 일상이 무료해서인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30분 책을 읽는 것은 먼 미래를 위한 투자만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만드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인지적 지구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쌓여 조금씩 만들어집니다. 다행히 뇌에는 뇌 가소성이 있습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ojH_j1Mg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