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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에는 하는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은 단순히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커피를 바지에 쏟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나서 '오늘은 망한 날이구나'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고, 하루 종일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작은 실수들도 크게 다가왔고, 기분도 최악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하루가 있지 않았나요? 저의 그 하루는 정말 운이 나빴던 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마음가짐 _ "나는 안 돼"가 뇌를 멈추는 이유
일반적으로 잘 풀리는 사람들은 타고난 운이나 재능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아본바로는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실패했을 때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있었습니다.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Richard Wiseman)은 16년에 걸친 추적 연구를 통해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나쁜 사람"을 분류하는 것은 운 자체가 아니라 행동 패턴의 차이라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출처: Richard Wiseman 공식 사이트). 잘 풀리는 사람들은 실패를 '나'라는 존재에 붙이지 않고 '이번 상황'에만 붙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시험에 떨어지거나 작은 투자에서 손실을 봤을 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단순한 자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정체성으로 실패를 귀결시키는 순간 뇌는 더 이상 새로운 시도에 에너지를 투자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학습된 무기력이란, 반복적인 실패 경험이 쌓이면서 "어차피 뭘 해도 안 된다"는 신념이 자동으로 작동하게 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탈출구가 생겨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방어 모드로 뇌가 굳어버리는 겁니다. '이번 일이 문제'라고 정의하면 다음이 생기지만, '내가 문제'라고 정의하면 문이 잠겨버립니다. 그 차이를 체감하고 나서, 저는 실패를 표현하는 방식부터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 "나는 투자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이야" → 정체성에 실패를 고정, 뇌가 시도를 차단
- "이번 투자는 판단 미스였어" → 상황에 실패를 귀결, 다음 시도의 여지를 남김
- 짧은 문장 하나가 뇌의 다음 행동 여부를 결정한다
환경설계 _ 의지력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전략
잘 풀리는 사람들을 보면 의지력이 강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면 정 반대입니다. 제가 직접 관찰하고 대화해 본 경험상, 이들은 오히려 자신이 유혹에 약하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로 설명합니다. 결정 피로란, 하루 동안 크고 작은 선택을 반복할수록 뇌의 판단력과 자제력이 점점 소진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오전에는 잘 참아지던 것도 저녁이 되면 쉽게 무너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새해 결심이 항상 1월 안에 끝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이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참는 것'에 에너지를 쓰지 않습니다. 애초에 참을 일이 생기지 않도록 환경을 설계합니다. 자기 전에 핸드폰을 침실 밖 충전기에 꽂아 두거나,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발에 걸리도록 요가 매트를 거실 한복판에 펼쳐 두는 식입니다. 저도 실제로 책상 위에 읽던 책을 펼쳐놓고 자리에 앉았더니 시작하는 것 자체의 힘듦이 줄어드는 걸 느꼈습니다.
환경설계는 사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만나고 나면 괜히 뭔가를 하고 싶어지는 사람과 자주 시간을 보내는 것, 만남 이후 하루가 통째로 사라진 느낌이 드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 이 모두가 환경설계의 일부입니다. 의지력이라는 밧줄 하나에 매달리다 결국 끊어진 경험이 있다면, 이제는 그 밧줄 대신 실패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신경가소성 _ 뇌의 검색 키워드를 바꾸면 하루가 달라진다.
'모든 것에 감사하'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쉽게 공감되지 않았습니다. 감사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정작 감사할 일을 떠올리지 못할 때는 오히려 그 사실이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감각이 사실 지극히 정상적인 뇌의 반응이라는 걸 알고 나서 억지로 감사하려 하기보다 작은 감사거리부터 하나씩 찾아보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위험 신호를 먼저 포착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를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라고 부릅니다. 부정 편향이란,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인 자극에 훨씬 강하게 반응하고 오래 기억하는 뇌의 기본 세팅을 뜻합니다. 칭찬 열 번보다 핀잔 한 번이 밤새 머릿속을 맴도는 게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의 생존 본능 때문인 겁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뇌는 반복된 자극에 따라 실제로 구조가 바뀝니다. 이것이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입니다. 신경가소성이란, 경험과 반복에 의해 뇌의 신경 연결망이 물리적으로 재편되는 능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뇌는 고정된 기관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자주 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바뀌는 기관입니다. 실제로 3주간 감사를 기록한 참가자들의 뇌를 촬영했더니 긍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영역의 활동이 유의미하게 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3주간 감사 일기를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처음 일주일이었습니다. '퇴근길 바람이 시원했다', '점심을 창가 자리에서 먹었다'처럼 사소한 것들을 감사한 일로 적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억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2주 정도가 지나자 일부러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좋은 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뇌의 검색 키워드가 '문제'에서 '좋은 것'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루는 똑같이 흘러가는데도 어떤 것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하루를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약: 신경가소성 덕분에 사소한 것에서 좋은 점을 의식적으로 찾는 행동을 반복하면, 3주 만에 뇌의 반응 패턴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
Q. 마음가짐만 바꾸면 실제로 인생이 달라지나요?
A. 마음가짐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건 지나친 낙관이지만, 마음가짐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결과를 바꾸는 구조는 분명히 작동합니다. 제 경험상 "이번 상황이 문제"라고 바꿔 말하는 것만으로도 다음 시도를 포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작지만 그 차이가 쌓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Q. 환경설계를 해도 의지력이 없으면 결국 무너지지 않나요?
A. 환경설계의 핵심은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의지력이 강해야 습관을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결정 피로 연구에 따르면 의지력 자체가 소모성 자원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선택과 결정이 필요 없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Q. 신경가소성을 활용한 감사 훈련, 얼마나 해야 효과가 있나요?
A. 연구 결과에서는 3주가 기준점으로 제시됩니다. 처음에는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고, 그 감각은 뇌의 부정 편향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첫 1주일이 가장 어렵고, 2주 차부터는 의식적으로 찾지 않아도 좋은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Q. 네 가지 습관을 한꺼번에 다 실천해야 효과가 있나요?
A. 한꺼번에 다 바꾸려 하면 뇌가 거부감을 느끼고 빠르게 포기하게 됩니다. 오늘 하나, 내일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드는 방식이 오히려 지속성이 높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말 한 마디만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나의 생각 정리
결국 잘 풀리는 사람들은 특별히 운이 좋거나 의지력이 강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실패를 자신의 정체성이 아니라 일시적인 상황의 문제로 정의하고, 의지력에만 의존하기보다 행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신경가소성을 활용해 뇌의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것에 주목하도록 습관을 바꿔 왔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바꾸려고 했다가 오히려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변화는 한 번에 이루려 하기보다 작은 것부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제가 실천하고 있는 방식은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않고, 하루에 한 가지씩 실천하는 것입니다.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나는 안 돼'가 아니라 '이번에는 이렇게 됐네'라고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말의 차이처럼 느껴졌지만, 이 한마디만으로도 하루의 분위기와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언어의 변화가 뇌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그렇게 달라진 생각이 당신의 하루를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