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손톱을 뜯는 게 습관인 줄도 몰랐습니다. 어느 날 회의 중에 문득 내려다보니 손톱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그제야 '아, 나 지금 긴장하고 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냥 의지력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스트레스가 핵심이었습니다.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먼저 내가 어떤 상황에서 그 행동을 하는지부터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오늘 해보려 합니다.스트레스가 나쁜 습관의 문을 연다저는 불안하거나 긴장될 때 손톱을 뜯고, 심심하거나 멍하니 있을 때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베베 꼬는 버릇이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사소한 버릇이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무의식적으로 반복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손톱을 짧게 깎아도 보고, 손으로 다른 물건을 만져보기도 했는데, 잠깐 괜찮아지는..
저도 한동안 제가 어느 쪽인지 몰라서 꽤 불편했습니다. 모임에는 빠지지 않고 나가는데, 그렇다고 모임의 중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내향인이라고 하기엔 뭔가 어색하고, 외향인이라고 하기엔 더 어색한 그 어중간한 느낌. 그게 사실은 '어중간한 것'이 아니라 제3의 유형, 즉 이양인(오트로버트)에 해당한다는 걸 알게 된 건 꽤 최근의 일입니다.이양인 특징_내향도 외향도 아닌 제3의 유형심리학에서는 오랫동안 사람의 성격을 내향성(introversion)과 외향성(extroversion)이라는 두 축으로 분류해 왔습니다. 여기서 내향성이란 혼자 있는 시간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내면의 자극을 선호하는 기질을, 외향성이란 외부 자극과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활력을 얻는 기질을 말합니다..
사회심리학 연구에서 한국인의 행동 방식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관계주의'가 꼽힙니다. 집단주의와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아, 이래서 내가 그랬구나" 싶었습니다.관계주의와 주체성: 한국인 행동의 두 얼굴식당에서 메뉴판을 받아들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뭐 드실 거예요?" 하고 먼저 묻는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이게 그냥 예의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회심리학(Social Psychology) 관점으로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사회심리학이란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관계주의(Relationalism)는 집단주의와 혼동되기 쉽지만 본질이 다릅니다. 집단주의가 조직..
"나중에 하면 되지"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한번 세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저는 어느 날 오래된 메모장을 꺼냈다가 멈칫했습니다. 3년 전 적어둔 배우고 싶은 것들, 만나고 싶었던 사람 이름이 하나도 실행되지 않은 채로 그대로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 메모장을 보는 순간, 그 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두려움이 만든 '나중에'라는 함정완벽한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기회를 놓쳐본 적, 저는 한두 번이 아닙니다. 더 실력을 쌓고 나서, 돈을 더 모으고 나서, 상황이 안정되면. 그렇게 미루다 보니 어느 순간 그 기회 자체가 사라져 있었습니다.심리학에는 '작위 편향(omission bias)'이..
다들 후회 없는 인생 살고 싶지 않으신가요? 예전에는 '열심히만 살면 후회 없는 인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성실하게 살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으면 언젠가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분명 열심히 살았는데도 문득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을 따라오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사람은 성공해서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대로 살아서 후회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후회 없는 삶을 위해 꼭 생각해 볼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내 욕망과 타인의 기대를 구분하라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
어떤 날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하루 종일 우울할 때가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웃고 넘길 일도 크게 느껴지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운동을 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도 기분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분이 회복된 뒤 돌이켜보니, 그날 했던 많은 생각들이 사실이라기보다 감정이 만들어낸 해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기분을 바꾸려면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점검해야 한다'는 인지행동치료(CBT)를 알게 되었고, 실제로 제 삶에도 적용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방법은 단순했지만, 효과는 꽤 컸습니다. 오..
인간의 뇌는 하기 싫은 일을 계속 미루려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니 중요한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마다 카카오톡을 열고, 유튜브 쇼츠를 넘기고, 괜히 냉장고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게으른 줄 알았지만, 돌아보니 그 모든 행동은 중요한 일을 피하기 위한 회피였습니다. 결국 저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가장 중요한 일을 미루고 있었던 것입니다.미루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뇌의 회피 본능이었습니다예전에는 일을 미룰 때마다 제 의지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왜 이렇게 게으를까',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될 텐데'라며 스스로를 탓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미루는 행동은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
저는 아버지의 양육 방식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고, 누구보다 다른 부모가 될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느 순간 제 입에서 어린 시절 들었던 아버지의 말투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부모에게 받은 영향이 얼마나 깊게 남아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의식적으로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어린 시절의 상처는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가억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저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잘못을 했을 때 따뜻한 설명보다 비난이 먼저였고,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라는 생각보다 ‘나는 왜 인정받지 못할까’라는 ..
골프를 정기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는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20대에 골프를 배웠지만, 당시에는 몸을 많이 쓰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루한 운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바라보니 골프는 단순히 공을 치는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걷기, 집중력,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 사람과의 교류까지 포함된 활동이었습니다. 젊을 때는 몰랐던 골프의 매력을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골프장의 스트레스가 오히려 수명을 늘리는 이유: 유스트레스20대 때 골프를 배웠을 때는 솔직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과정이 답답했고,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좋아했던 저에..
저는 집에 손님이 오는게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유난스러운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집에 한 번 갈게"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상대가 싫어서도, 함께 있기 싫어서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관련 심리학 이론들을 찾아보니 이런 감정은 의외로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습니다. 뒷무대 이론, 자아 공간, 퍼스널 스페이스처럼 우리의 심리를 설명하는 개념들이 있었고, 제 경험도 그 안에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느꼈던 경험과 함께 그 이유를 하나씩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집이 뒷무대인 사람들, 왜 손님이 오면 피곤할까저도 퇴근 후 집에 들어와 문을 닫는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입니다. 직장에서는 표정도 신경 쓰고 말도 조심하지만,..